1980년대 들어 환율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거시경제학에 바탕을 둔 환율결정이론만으로는 환율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직면하게 된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환율의 지나친 변동을 뉴스 및 투기적 버블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시도와 외환시장 내의 구조적 요인에서 찾고자 하는 미시구조적 접근이 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1. 뉴스 및 투기적 거품 접근
가. 뉴스접근법
뉴스 접근법(news approach)은 거시경제 환율결정모형에 뉴스의 역할을 도입하여 환율의 움직임을 설명하고자 하여 환율의 움직임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즉 외환은 자산의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 외환의 가격인 환율은 기대환율의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새로운 정보 즉, 예상하지 못한 뉴스의 출현은 시장참가자의 기대환율을 변동시키고, 나아가 현재 환율을 변동시킨다. 예를 들어 통화량, 물가, 국제수지 등 거시경제지표에 관한 예상하지 못한 정보가 뉴스로 서 시장에 출현하는 경우 시장참가자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환율을 변동시킴으로써 현재 환율을 변동시킨다.
뉴스접근법은 외환시장이 어떠한 종류의 뉴스에 어떠한 방향으로 얼마나 설명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환율 예측 오차를 환율을 결정하는 기초경제변수(economic fundamentals)의 예상하지 못한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면, 이는 환율이 외형상 무작위 행보(random walk)를 하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기초경제변수들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뉴스접근법에 대한 실증연구는 환율 변동의 상당 부분이 기초경제변수에 대한 새로운 뉴스에 기인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환율의 변동성이 뉴스의 변동성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뉴스접근법도 환율의 변동성에 대해 충분한 해답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나. 투기적 거품 접근
투기적 거품접근(speculative bubble approach)은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합리적으로 행동을 하더라도 외환시장의 속성 상 환율이 과도하게 변동할 수 있다고 본다. 투기적 접근법은 환율이 주식, 부동산 가격 등 다른 자산의 가격과 마찬가지로 장래에 대한 예상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강조한다. 미래에 대한 예상의 변화는 환율을 안정시키기도 하지만 반대로 환율을 크게 변동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시장참가자들이 조만간 원-달러환율이 하락할 것 으로 예상한다고 하자. 이 경우에는 시장참가자들은 환차손을 회피하기 위해 약세통화인 달러화를 팔고 강세통화인 원화를 사고자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행위가 상승작용을 하게 되면 원화가치를 더욱 상승시킴으로써 원화강세에 대한 예상이 사후적으로 실현하게 된다. 이는 환율변동이 기초경제변수가 아니라 자기실현적 기대(self-fulfilling expectation)에 의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정이 지속되다 보면 환율이 기초경제변수의 움직임과 관계없이 과도하게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투기적 거품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투기적 거품접근은 예상의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환율의 과대한 변동을 설명하고 있으나 몇 가지 문제점을 지닌다.
우선 거품을 발생시키는 최초의 요인에 대한 설명이 없으며, 어떠한 경우에 거품이 붕괴되고 또는 되지 않는가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 고정환율제도보다 변동환율제도에서 투기적 거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가도 설명이 되지 못하고 있다.
2. 미시구조적 접근
환율결정에 관한 거시적 접근이 한계를 보이자 외환시장의 미시적 구조와 참가자의 행태에 초점을 맞추어 환율결정이론을 정립하기 위한 시도가 일어나고 있는데 이를 미시구조적 접근이라고 한다. 환율결정의 미시구조적 접근(microstructure approach)은 외환시장의 미시구조적 행태에 대한 분석, 미시구조적 현상의 발생원인과 미시구조적 특징이 환율변동에 미치는 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가. 외환시장의 미시구조적 행태
외환시장의 미시구조적 행태에 대한 분석은 외환거래량과 환율변동성에 대한 통계적 특징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둔다.
1) 외환거래의 시점
첫째, 외환거래량 및 환율의 움직임은 시간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외환거래량은 점심시간 근처나 주말직전 에 감소하는 반면에 개장 및 폐장 근방에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환율의 변동성은 점심시간 및 주말은 작아지고 월요일 개장 초기에는 급격히 증대하는 경향이 있다.
2) 외환거래의 원천
외환거래가 활발해지면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은 있기는 하지만, 이는 외환거래의 원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즉, 외환거래가 투자자간 예상의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면 외환거래량의 증가가 환율의 변동성을 증가시키지만 외환거래가 유동성 확보를 주목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외환거래량의 증가가 환율의 변동성을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한편 외환시장이 상호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한 외환시장에서 변동성이 증가하면 다른 외환시장으로 전달되는 유성현상(meteor shower)이 발견되고 있다.
3) 환율 스프레드
외환거래량이나 환율의 변동성과 같은 미시적 정보가 일종의 거래비용이나 불확실성의 지표로 활용되는 환율스프레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환율의 변동성이 증가함에 따라 환율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반면에 외환거래량이 증가함에 따라 환율스프레드가 축소되는 것은 외환시장에서 정보가 효율적으로 전달되는 증거로 제시되기도 한다.
나. 미시구조적 행태의 발생원천
미시구조적 행태의 발생원천에 관한 연구는 외환거래량과 환율의 변동성이 다른 시장에 비해 매우 크고 시간에 따라 크게 변하는 이유를 주로 환율에 대한 예상의 차이에서 찾고 있다. 외환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는 주된 이유는 외환시장 참가자들 간 환율변동에 대한 예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외환시장 참가자들 간 예상이 동일하다면 같은 방향으로 외환 수요 및 공급이 발생하므로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환율변동에 대한 예상의 차이가 외환거래를 발생시키는 원천이 된다. 또한 환율의 급격한 변동도 환율에 대한 예상의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 투기적 행위가 환율을 안정시키는지 아니면 더 불안정하게 하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투기자들이 단기적 목표에 치중하여 외환거래를 하는 경우 환율이 상승(하락)할 때는 환율이 더욱 상승(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환율의 변동성을 더욱 크게 만든다. 반면 장기적 목표에 맞추어 외환거래를 하는 경우 환율이 상승(하락)하면 장기적으로 하락(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환율 변동성은 보다 줄어든다.
다. 미시구조적 행태의 영향
외환거래량 및 환율의 변동성 등 외환시장의 미시구조적 특징이 환율변동에 미치는 경로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연구가 이뤄지지는 못하고 있다. 미시구조적 접근이 체계적 환율결정이론으로 정립되기 위해서는 예상의 형성과 거래 매커니즘에 대한 패턴을 찾아내고 이러한 패턴이 환율에 미치는 구조를 설명해야 한다. 노이즈거래(noise trading) 모형은 기술적 분석과 전통적 분석 간 상호작용에 의해 때로는 정상적인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때로는 비정상적인 듯한 움직임을 나타내는 구조를 설명하고자 하고 있다. 이 모형은 투기행동과 투자 행동 간 비중이 변함에 따라 외환에 대한 수요가 변화하고, 이에 따라 환율도 변동함을 제시하고 있다.